2009년 8월 5일 수요일 2회 MCT(Masterful Coach Training) 후기
오늘은 튜닝 포크로 감정을 dissolve 시키는 것을 했다. 과정을 하는 동안 나의 오랜 습성인 ‘이게 정말 내게 효과가 있을까?’,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나는 이런 건 잘 못하는데…’ 등등 온갖 의심이 다 올라왔다. 처음엔 너무 다룰 것이 많아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튜닝 포크들이 부딪치는 소리를 듣거나, 소리의 파장이 귓가에서 울릴 때 마음이 시원해지거나 소리 속에 머물고 싶을 만큼 소리가 그 때 그 때 내게 꼭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낮은 소리는 낮은
소리대로 높은 소리는 높은 소리대로…. 이번에 어떤 소리들이 날지 예측할 순 없지만 어떤 소리건 정말 그 상태의 내게 꼭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나는 느낌보다는 사고를 지나치게 쓰는 사람이지만.. 이건 정말 ‘느낌’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의심들을 다루고, 마음이 편해지고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 과정이 기존의 다른 과정들과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부분은 마음이 편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내가 생각한 것의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논리적으로 사고를 해나가고, 애쓸 틈도 없이 바로 기분이 변해서 약간은 어이 없이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언제나 느낌보다 사고가 먼저 돌아가는 나는 어떤 것을 하더라도 아주 잠깐 느낌이 온 후에는 그 느낌들을 분석하거나 어떤 느낌이 것이라고 사고로 예측하는 식으로 훈련들을 해와서 하고 나서도 ‘제대로 한건가?’ 하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는데 이 방법은 내가 생각하기도 전에 확실하게 먼저 느낌이 변하는 걸 느끼게 되니 하면 할수록 나는 사고를 놓게 되고 뭔가를 버리고 떨쳐내서 가볍게 되어가는 듯했다…
막바지에 코치님이 온전한 존재감으로 있는 상태라고 생각해보라고 했다. (사실 그걸 억지로 생각하려고 하지 않아도 그 때쯤은 이미 안정적인 존재감이 많이 경험되었다….) 심호흡을 몇 번 하면서 굉장한 평온함을 느꼈다… 눈을 뜨고 물을 한 잔 마시는데 코치님이 내가 물잔을 잡고 물을 마시는 속도에 변화가 있었다는 걸 느꼈는지 물어 보셨다. 질문을 받고 나니 과연 그런 것 같았다. 정말 그러네요.. 라고 대답할 때, 내 말의 속도, 내 손의 속도가 느려진 걸 느낄 수 있었다..(나는 말과 행동,
생각이 매우 빠른 사람이다) 평온감을 느끼기 위해 일부러 느리게 하려는 게 아니라 실제로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느려지는 것이 신기했고, 느려지자 훨씬 더 생생하게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림. MCT 2번째 훈련 중 나눈 코칭대화
코칭을 마치고 나와서는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너무도 평온했기에 그 느낌을 깰만한 어떤 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누구와 대화하고 싶지도, 어디 들르고 싶지도 않았고 버스에서 책을 읽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그 느낌에 머물고 싶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여느 때의 나 같았으면 이런 질문을 퍼붓고 머리를 굴리기 시작하면서 느낌과 멀어졌을텐데 나는 그것을 분석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충동 자체가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오늘 하루 종일 하고자 했던 것들(예를 들어 독서)을 못했기에
기분이 찜찜하고 남은 시간에 어떻게든 해야한다는 강박적인 느낌이 없고 그냥 자연스럽게 명료함을 따라하면 된다는 안정감이 느껴졌다. 해야하는 일들도, 이해도 사고도 급히 해내려는 충동이 없으니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고, 그저 편안하게 여유를 가지고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 하나 하나 완전하게 느껴졌다. ‘집에 가서 무엇을 해야지, 회사에서 뭘 해야지..’ 하는 마음이 거의 없고 뭘 해도 자연스럽게 일어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내가 가장 잘 안되는 부분이 내가 제대로 못해낼지도 모른다는 불신과 불안감이란 걸 생각해볼
때, 이것은 굉장한 변화다. 사실… 코칭 후기로 어쩌구 저쩌구 쓰면서 오긴 했지만 이것이 결코 머리로 논리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일어난 것 같았다.
존재의 안정감으로 무엇을 한다는 것에 대해… 그 전에는 막연히 존재의 안정감으로 뭘 하면 낭비하는 시간 없이 ‘엄청난 양’을 ‘최고의 결과(질)’를 내면서 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문득 존재의 안정감으로 무엇을 한다는 것은 ‘양’이나 ‘질’의 문제가 아니라(그것을 의식하지도 않는 상태로) 순간 순간 하고 있는 행위 자체에 대한 자연스러운 몰입과 충만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양, 멋진 성과… 라는 것 자체가 안정감의 부재를 메꾸기 위한 것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대니박 코치를 만난 다음날 세상이 확실히 다르게 보이고 느껴졌는데(모든 풍광들이 찬란하게 빛나는 것 같았고, 누구를 봐도 저항감이 없고 부드럽게 느껴졌다…) 이번에도 비슷한 느낌이다. 누구를 봐도 거슬림이 없다. 내가 온전한 존재로 있는 상태에서는 상대방도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 전보다 더 깊이 그 사람이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존재감이 느껴지고 사람이 에너지로 생각되었다. 그 전까지 어떤 사람에 대해 ‘그 사람은 이렇다’하고 판단 내리고 저항했다면 이젠
그냥 사람이 에너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의 존재 자체가 어떠어떠하다… 가 아니라 그 사람의 지금 에너지 상태는 어떻고, 어디에 머물러 있구나…이런 느낌? 사람을 가변적인 에너지 덩어리로 보니 굉장히 다른 느낌이었다. 사람을 그가 가진 생각이나 의식 같은 것으로 판단, 파악 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느껴보게 되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느낀 평온함이 사라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 후기를 쓰면서 오히려 점점 더 내 안에서 확실히 자리잡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점점 차오를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의 후기에서 새로운 내용이 전혀 없고 나도, 다른 사람들도 알고 있었던 내용일지도 모른다. (존재가 안정되면 뭘 어떻게 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없어지고, 자연스럽게 몰입되고, 깨어있고, 차분해지고.. 등등..).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이것들을 머리로가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경험하고 알게 됐다는 것이다.
내일은 또 어떠한 변화나 깨달음이 있을지 기대된다. 앞으로 점점 더 안정감 있게 될 내 모습도..

(
0)
(0)